이동통신 3사가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에 따른 여파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본업인 통신 영역의 정체가 더 뚜렷해지면서 '탈통신' 핵심 축인 인공지능(AI) 영역 수익화에 보다 빠르게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43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42억원)보다 1692억원 늘었다.
회사별로 SK텔레콤(S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333억원으로 전년 동기(4980억원)보다 353억원 늘었고 KT의 영업이익은 4641억원으로 전년 동기(3219억원)보다 1421억원 증가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2543억원)보다 83억원 줄었다.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사업 부문에서 발전을 이뤘다기보다는 비용 절감 등 이유가 크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 개선 이유로 "체질 개선을 통한 주요비용 안정화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 4분기만 해도 7858억원에 달했던 마케팅비용은 올해 3분기 7262억원으로 596억원 줄었다.
KT는 영업이익 상승 이유로 "임금협상 비용이 올해 2분기에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고 밝혔다. 기저 효과는 수치 왜곡이 일어날 때 쓰는 용어다.
KT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940억원을 기록했는데 당시 "2023년 3분기에 반영됐던 '임금협상'에 따른 비용이 이번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다"고 밝혔다. 즉 올해 2분기 임금협상 비용에 따라 줄어든 영업이익이 올 3분기 충당되면서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통3사 모두 통신의 둔감세가 뚜렷하다.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이동통신 매출은 2조672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540억원)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도 73%에 머물며 올해 2분기(71%)와 비슷했다.
특히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이동통신(MNO)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만9389원으로 전년 동기(2만9917원)보다 528원 떨어졌다.
KT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무선 매출은 1조74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081억원)와 비교해 323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별도 기준 3분기 유선 매출은 1조312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01억원)보다 175억원 떨어졌다.
KT의 3분기 MNO 기준(사물인터넷 제외) ARPU는 3만4560원으로 전년 동기(3만3838원)보다 722원 떨어졌다. 올해 2분기(3만4507원)보다도 53원 적다.
LG유플러스의 연결 기준 3분기 모바일 매출은 1조62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879억원)보다 325억원 느는데 그쳤다. 올해 3분기 전체 순증 가입 회선은 65만1000개로 전년 동기(214만3000개)보다 약 150만개 줄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MNO 기준(사물인터넷 제외) ARPU는 3만5341원으로 전년 동기(3만5013원)보다 328원 느는데 그쳤다. 특히 사물인터넷 수치를 포함한 MNO 기준 ARPU는 2만3526원으로 전년 동기(2만8326원)보다 4800원이나 떨어졌다.
통신 영역이 부침을 겪자 이통3사는 AI를 해결사로 꺼내들었다. AI 영역 고도화를 달성해 조기에 수익화를 이루겠다는 태세다.
SK텔레콤은 "현재 빠른 수익화가 기대되는 3가지 AI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고 KT는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고객중심'과 'AI 최적 조합(AI Orchestration)'을 인공지능 전환(AX) 추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고객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AX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