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그룹이 스테이블코인, 증권형토큰(STO), 커스터디 등 디지털자산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계열사를 통한 상표권 출원과 내부 조직 개편, 기술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디지털금융 진출을 위한 준비가 구체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증권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KRWX’, ‘KRWM’이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해당 상표의 지정상품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관리 소프트웨어, 전자지갑, 거래관리 시스템, 가상통화 중개업 등이 포함돼 있다. 명칭 구조와 지정상품 범위를 고려하면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출원 주체가 그룹 주력인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기능을 계열사 단위로 분산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사전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도화 속도와 방향에 따라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및 정산 인프라, 또는 토큰증권 투자 환경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은 2022년 ‘디지털자산TF’를 출범시키며 관련 인프라 정비에 착수했고, 최근에는 이를 ‘디지털자산솔루션팀’으로 전환해 전담 조직 체계를 강화했다. 내부적으로는 디지털 전략과 상품 기획을 주도해온 실무자를 새 팀장으로 선임하며 전략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확보했다.
기술 기반도 상당 수준으로 구축됐다. 미래에셋은 STO를 위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하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의 연동을 완료한 상태다. 증권형토큰의 발행, 유통, 계좌관리 전 과정을 포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개념검증(PoC)도 마무리한 바 있다. 외부적으로는 SK텔레콤, 폴리곤랩스 등과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구성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커스터디(디지털자산 수탁) 사업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내부 디지털자산 조직의 독립 법인 전환 여부가 논의 중이며, 기능별로 계열사 또는 증권사 내 사업부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상표권 출원 소식으로 시장 역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지난 23일 이후 이틀간 17% 상승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출원 이후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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