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과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는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업계 및 학계는 안심하긴 이르다고 봤다. 미국이 2주 내로 진행될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거론할 수 있어서다.
31일 김용범 정책실장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상호관세를 15%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관련 이슈는 다뤄지지 않았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대형 플랫폼 기업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할 수 있도록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는 법안이다. 고정밀지도 데이터는 좁은 골목길까지 표현되는 5000대 1 지도를 말한다.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구글, 넷플릭스 등 자국 빅테크 기업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해당 법안이 미국 빅테크만 규제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자국 기업이 포함되는 경우 반발하는 식이다.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지도 데이터 반출은 반드시 해소해야 할 ‘비관세 장벽’으로 꼽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입법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입법 논의를 협상 이후로 미룬 상태다. 고정밀지도 반출의 경우 정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반대해온 사안이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 반출을 허용하겠다는 정부 측 조건을 구글이 거절했다.
국내 산업계 및 학계에선 구글이 서비스 고도화를 하고 싶으면 투자하면 되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세금으로 구축된 데이터만 얻어가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또 이번 협상을 넘겼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봤다. 미국이 2주 내로 진행될 한미정상회담에서 다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장석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협상은 넘겼다고 해도 다시 거론될 수 있는 이슈라면 준비를 많이 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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