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주요 게임사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3N)는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며 활짝 웃었다. 반면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2K)는 신작 부재와 기존 작품의 매출 감소로 부진을 겪었다.
관록의 3N, IP의 힘 증명하며 2분기 '선방'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전통강호로 불린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동반 선전이 꼽힌다. 당초 게임사 전반에 부진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이들 3사는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넥슨은 매출 1189억엔(약 1조1494억원), 영업이익 377억엔(약 3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각각 3%, 17%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를 넘어선 수치다. 이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 등 주력 타이틀과 '마비노기 모바일',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 신작 흥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넷마블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101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를 냈다. 일등 공신은 자체 IP 신작 2종의 흥행이다. 올해 3월 말 출시한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의 실적이 2분기에 온전히 반영되고 5월 선보인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엔씨소프트는 별도의 신작 출시 없이도 견고한 실적을 냈다. 1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이번 호실적은 '레거시 IP'로 꼽히는 '아이온'과 '리니지2M'이 이끌었다. '아이온'은 신규 서버 출시에 힘입어 PC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53% 성장했으며, '리니지2M'은 동남아시아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며 매출이 27% 증가했다.
크래프톤 성장세 주춤… 카카오게임즈 3개 분기 적자 늪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크래프톤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크래프톤의 2분기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신작 '인조이'의 성과 둔화가 꼽힌다. 1분기 출시 직후 빠른 속도로 판매량을 늘리며 기대를 모았던 '인조이'는 2분기 들어서 흥행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로 인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 리스크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
카카오게임즈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비용 효율화를 시도했음에도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신작 부재와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하향 안정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속도보다 완성도"… 글로벌 성공 위한 '선택과 집중'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출시 일정을 미루더라도 완성도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콘솔 플랫폼과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만큼 다작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게임의 품질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4분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온2'를 제외하고 연내 출시 예정작(타임테이커즈,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LLL 등)의 출시를 모두 연기했다. 크래프톤 또한 올해 출시를 예상했던 '서브노티카2', '블라인드스팟'을 내년으로 일정을 조정했고, 카카오게임즈는 기대작으로 꼽혔던 '크로노 오디세이'의 출시를 1년 뒤로 미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는 글로벌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해외로 나가는 신작 타이틀은 단순 게임의 성패뿐만 아니라 회사 브랜드 이미지와도 직결될 수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상의 퀄리티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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