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완성도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신작 출시 지연이라는 초강수를 둔다. 단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6일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158억원, 영업손실은 86억원을 기록했다. 비용 효율화를 시도했음에도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

회사는 실적 개선, 장르·플랫폼 다변화, 글로벌 시장 공략 등 과제가 산적했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는 내년까지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6종의 신작 중 4종의 출시 일정을 조정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내년 4분기로 출시를 늦췄다. 게임성과 최적화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또 프로젝트 Q(MMORPG, 2026년 2분기), 프로젝트 C(서브컬처 장르, 2026년 2분기), 갓 세이브 버밍엄(오픈월드 좀비 시뮬레이션, 2026년 3분기) 등도 출시 일정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장기 흥행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개발 기간을 더 들여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전략은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 하반기 기대작은 9월 글로벌 출시 예정인 ‘가디스오더’뿐이다. 하지만 이 한 편으로 파이프라인 공백과 실적 리스크를 상쇄하긴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신작 공백기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가디스오더 출시는 예정돼 있지만, 기대치는 높지 않다. 다만 내년부터 신작들이 차례로 출시된다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도 하락세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 6월 20일 2만360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작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특히 크로노 오디세이가 내년 4분기로 밀린 만큼, 당분간 신작 모멘텀은 주가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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