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위권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신고를 열흘가량 앞두고 거래액이 계속 줄어 사실상 거래소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새 주인으로 알려진 메가존이 상황을 계속 관망하는 가운데 뾰족한 묘수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2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주말 고팍스의 하루 거래대금은 19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다른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의 하루 거래액은 1조990억원, 2위 거래소인 빗썸은 5800억원이다. 이어 코인원 930억원, 코빗 156억원 수준이다.
이날 고팍스의 비트코인 거래액은 8222만원 수준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000만원 안팎이니 비트코인 1개 정도만이 거래된 것이다. 다른 알트코인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고팍스에 상장된 전체 가상자산 106개 중 30개가 이날 하루 총 거래금액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같은 가상자산이라도 다른 거래소들과의 가격 차이 역시 큰 상황이다.
고팍스의 거래대금이 다른 거래소들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은 이달부터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고팍스의 하루 거래대금은 1000억원대까지 오르며 코인원과 코빗을 제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당시 고팍스에서 진행된 거래 수수료 이벤트 덕으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했다. 고팍스는 가상자산 거래시 수수료를 무료화 했으며, 호가창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메이커’에 거래 수수료의 0.02%를 추가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 덕분에 얻은 반짝 거래량 상승도 회사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고팍스가 유동성 제공자들에게 수수료를 되돌려주는 이벤트로 인해 손실만 난 셈이다.
한편 고팍스의 VASP 갱신신고 기간은 오는 10월 24일까지다. 하지만 개정 특금법에 따라 9월 13일까지 실명계좌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갱신신고까지 열흘남짓 남은 상황이지만 고팍스의 갱신신고가 가능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실명계좌 계약 은행과의 관계, 최대주주 변경 등의 문제가 아직도 안갯속에 있다.
고팍스의 실명계좌 계약은행인 전북은행은 지난 12일 양사간 제휴를 연장했으나, 현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의 지분구조 정리를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기업 메가존은 지난달 바이낸스의 고팍스 지분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갱신신고 수리를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메가존의 인수 의지가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더더구나 지금처럼 거래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전북은행이 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메가존이 아직 자금을 납입하지 않았음에도 실명계좌를 내준 것”이라며 “하지만 메가존은 아직 실사조차 나오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라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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