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초저가 요금제와 파격 이벤트를 내세워 소비자 추가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공세에 밀린 상황에서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하는 것인데 한시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는 월 5000원 이하 요금제 출시로 이통3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모빙은 월 100원인 '실속 100분 3GB' 요금제를 내놓은 상황이고 이야기모바일도 월 100원인 '이야기 300분+5GB'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에이모바일은 2월 한 달 동안 'A 갓성비 5GB 230분' 요금제 선택 시 6개월 동안 월 110원에 이용하도록 했다. 과거 0원, 100원 요금제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은 흐름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평생 요금제도 내세웠다. '코나아이'의 알뜰폰 브랜드 '모나' 300분 4.5G 요금제는 평생 월 1650원에 이용할 수 있고 아이즈모바일은 2월 프로모션을 통해 '아이즈우정 300분 5GB' 요금제를 월 3300원에 평생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벤트도 열었다. KT엠모바일은 갤럭시S 언팩 기념 '자급제+알뜰폰 꿀조합' 경품응모 이벤트를 1월 31일까지 진행했다. 1만5000원 이상 요금제로 개통하고 S시리즈 자급제를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이 진행됐는데 당첨 고객에게 ▲갤럭시 탭 S10 울트라(1명) ▲갤럭시 워치7(5명) ▲갤럭시 버즈3(10명)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500명)을 증정했다.
알뜰폰 업계가 적극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현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집계한 2024년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은 100만9551건으로 전년보다 18.3%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의 번호이동은 63만2119건으로 전년 대비 45.4% 증가했다.
여기에 이통3사가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 개편에 나섰고 7월 22일부터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 법안까지 시행되면서 이통3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업계의 설 자리가 위협받는 형국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1월 현 알뜰폰 업체를 '자체 설비를 갖춰 독자적인 요금 설계 역량을 확보한 알뜰폰 사업자'를 뜻하는 '풀(Full) 알뜰폰(MVNO)'으로 키우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알뜰폰 부흥 정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업계는 불안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저가 요금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부터 0원 요금제 등을 통해 고객 유입 증가 목표를 이뤘으나 효과는 길지 않았다"며 "요즘 알뜰폰 업계 전반적으로 점점 사업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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