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 번호이동 수치가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알뜰폰 업계는 전년 대비 순증이 대폭 떨어지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알뜰폰 순증은 '이동통신 3사→알뜰폰' 회선 수에서 '알뜰폰→통신3사' 회선 수를 뺀 수치다. 통신3사가 앞으로 추가 보조금 경쟁을 예고하면서 번호이동 시장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실탄이 없는 알뜰폰 업계에는 '남의 일'이다.
1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수는 57만5642건으로 나타났다. 1월(49만4530건)보다 8만건 넘게 증가했다. 번호이동 수치가 57만건을 넘은 건 2017년 12월(60만3457건) 이후 약 7년 3개월 만이다. 통신업계는 지난달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로 인한 긍정 효과로 판단했다.
알뜰폰 업계 역시 1월(25만8708건)보다 3만건 늘어난 2월 28만7491건의 번호이동을 기록했다. 알뜰폰 2월 순증은 4만2426건으로 1월(3만1920건)보다 1만건 정도 늘었다. 언뜻 보면 조금 성장한 것 같지만 시간의 범위를 넓히면 그렇지 않다.
알뜰폰 순증은 지난해 2월만 해도 6만5245건이다. 올해 2월과 비교해 불과 1년 만에 35%나 순증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월(7만8060건)과 비교하면 46%나 순증이 빠졌다. 순증 수가 크게 감소한 지난해 4월(2만158건)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여전히 업계 전망은 좋지 않다.
최근 통신3사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5의 공시지원금(통신사가 제공하는 단말기 보조금)을 기존의 두 배가량인 최대 50만원으로 올리며 이용자 유치 경쟁을 본격화했으나 알뜰폰 업체는 고객을 끌어들일 요인이 딱히 없다.
그나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월 5일 "알뜰폰 도매대가의 대폭 인하에 따라 통신시장에서 1만원대 5G 20기가(GB) 알뜰폰 요금제가 새롭게 출시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업계가 느끼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5 출시로 인한 통신3사 간 경쟁만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 같다"며 "1만원대 5G 요금제의 경우 알뜰폰 업계 입장에서 가격경쟁력은 있겠지만 5G를 쓰는 고객 상당수가 무제한 요금제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20GB만 가지고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가 쓰는 만큼 도매대가를 제공하는 종량제 방식을 가지고 알뜰폰 업계 수익성이 제대로 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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