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인 1PC’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시대가 이야기되지만, 주변을 보면 여전히 같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바이스를 고를 때도 기능과 가격이 우선이라 외관은 뒷전이 되기 일쑤다. 덕분에 가방과 책상은 밋밋한 은색이나 검정색 네모들로 가득하다. 이를 벗어나려는 시도도 많지만, 모두가 내 취향에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을 함께하는 작은 아이템 하나만 바꿔도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다. 특히 USB 보조 배터리, 외장 스토리지, 키보드, 마우스 같은 소품에서 인기 콘텐츠와의 협업이 늘고 있다. 이런 작은 변화가 일상에 활력을 더해준다.
디즈니 팬이라면 여기로, ‘벨킨 디즈니 에디션’
전 세계적으로 ‘캐릭터 명가’ 라면 ‘디즈니(Disney)’를 빼 놓을 수 없다. 오늘날 성인들은 어떻게든 ‘미키 마우스’와 ‘곰돌이 푸’ 등과 함께 살아 왔고, 좀 더 어린 세대라면 ‘겨울왕국’과 ‘인사이드 아웃’이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어벤저스’로 유명한 마블 스튜디오도 디즈니의 자회사다. 지난 5월에는 ‘릴로&스티치’가 국내 개봉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벨킨(Belkin)은 디즈니와의 협업으로 디즈니의 캐릭터를 사용한 컬래버레이션 상품들을 ‘벨킨 디즈니 에디션’으로 선보이고 있다. 벨킨의 디즈니 에디션 제품은 외장 보조 배터리나 스마트폰 케이스, 스마트폰 스트랩이나 케이블, 헤드폰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캐릭터 또한 미키 마우스부터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최근 개봉한 ‘릴로&스티치’, 마블의 아이언맨 등에 이르기까지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군들로 구성됐다.
벨킨의 디즈니 에디션 제품은 단순히 기존 제품에 일러스트를 새기는 정도가 아니라, 색상까지 전반적으로 캐릭터 테마에 맞춘 디자인이 특징이다. 보조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면 캐릭터 테마에 따라 제품 색상까지 기성 제품과 다르게 맞춰서 완성도를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어린이용 헤드폰 제품 또한 캐릭터별로 제품 색상을 차별화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고, 캐릭터 디자인 스티커를 동봉해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벨킨의 디즈니 에디션은 캐릭터의 존재가 큰 매력이지만, 각 제품들의 ‘본질’에도 충실하다. 대표적으로 디즈니 에디션의 ‘C타입 케이블 일체형 보조배터리’는 1만mAh(밀리암페어시) 용량을 갖추고, USB-C 포트를 통해 최대 20W까지 출력할 수 있다. 케이블이 내장형이라 별도로 케이블을 챙기지 않아도 언제든 쓸 수 있고, 별도 USB-C 포트가 있어 장치 두 대를 동시 충전하거나 외부에서 전원 공급을 받아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연결된 장치를 충전할 수도 있다. 때로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노트북 PC까지 충전할 수 있다. TSA 국제 운송 기준을 충족해 항공기 기내 반입에도 문제 없다.
게임 매니아라면 챙길 만한 ‘씨게이트 외장 드라이브’
노트북 PC를 쓰다 보면 외장 스토리지를 남들이 보이는 곳에 놓고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외장 스토리지 디자인은 여러 모로 무난하고 심심한 게 보통이다. 조금 디자인을 살려보고자 하는 제품은 모서리를 조금 더 날카롭게 세우고 포인트 색상을 넣는 정도였다. 몇몇 사용자들은 여기에 좋아하는 일러스트를 붙여 개성을 표현하고는 했다. 이 부분에서 은근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씨게이트(Seagate)인데,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기 게임 등과 협업해 제법 많은 ‘스페셜 에디션’을 냈다.
씨게이트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군은 제법 역사가 오래됐다. 2016년에는 라씨(LaCie) 제품군에 ‘포르쉐’의 디자인을 적용했고, 2017년에는 엑스박스(Xbox)용 게임 드라이브 제품에 ‘헤일로 워즈 2(Halo Wars 2)’ 디자인을 적용한 키트를, 2019년에는 ‘기어스 5(Gears 5)’ 디자인과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Star Wars Jedi: Fallen Order)’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내놨다. 2020년에는 엑스박스용 게임 드라이브에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을,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드라이브에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The Last of Us Part II)’ 디자인을 입혀 내놨다.
2022년에는 파이어쿠다 외장하드의 스페셜 에디션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으로는 스타워즈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 스페셜 에디션,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와 다스베이더(Darth Vader), 한솔로(Han Solo) 등 ‘스타워즈’를 입힌 제품이나, 스파이더맨(Spider Man) 시리즈, 블랙팬저(Black Panther) 스페셜 에디션 등이 외장하드 제품군으로 나왔다. 2023년에는 엑스박스용 게임 드라이브에 ‘스타필드(Starfield)’ 디자인을 입힌 제품도 나왔다. 최신작은 외장 SSD에 ‘원신(Genshin Impact)’의 일러스트를 입힌 제품인데, 적용한 제품과 게임 모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물론 이들 제품은 ‘일반 버전’ 제품과 비교해 기능과 성능에서는 차이 없이 디자인과 제품 구성에서의 ‘한정판’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새 프랜차이즈 게임의 출시를 기다려 온 팬이라면 브랜드 프랜차이즈 공식 상품 수준의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스타워즈 같은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은 각별한 의미를 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한정판은 한 번 기회가 지나가면 다시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2022년의 스타워즈 한정판의 경우, 국내 공식 출시됐지만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버튜버 역사의 근원 ‘하츠네 미쿠’ 손 잡은 에이수스
에이수스의 협업은 이색적이다. 지난 6월 에이수스는 TUF 게이밍 브랜드와 하츠네 미쿠(Hatsune Miku: 初音ミク)가 컬래버레이션한 ‘TUF 게이밍 x 하츠네 미쿠 에디션’ 제품군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서울 홍대 ‘아피시온 바’에서 열었다. 이 컬레버레이션에서는 TUF 게이밍 K3 Gen II 키보드, 미니 무선 마우스, P1 마우스 패드, H1 Gen II 헤드셋 등 총 4종에 하츠네 미쿠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이 선보였다.
하츠네 미쿠는 인기 높은 ‘버튜버’의 시조쯤 되는 캐릭터로 꼽는다. 출발은 일본 야마하의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보컬로이드(VOCALOID)’를 사용해 크립톤 퓨처 미디어 사가 개발한 음원이자 음원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2007년 8월 처음 등장했다. 이후 서브컬처 계에서 온갖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후속 캐릭터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대표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 게임으로도 여러 번 나왔는데, 특히 세가(SEGA)에서 하츠네 미쿠 캐릭터를 내세워 ‘프로젝트 디바’ 시리즈와 ‘프로젝트 미라이’, ‘프로젝트 세카이’ 시리즈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에이수스 또한 이런 서브컬처 계열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대표 업체 중 하나다. 에이수스는 이런 서브컬처 측면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같은 디바이스 이외에도 ‘공유기’가 유명하다. 특히 중국에만 출시되는 제품 중에는 에이수스의 미소녀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은 물론 ‘하츠네 미쿠’가 적용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사용자들이 이 제품을 직구해 사용하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에이수스는 서브컬처 캐릭터를 적용하는 등 디자인을 차별화한 메인보드 등을 중국 시장 전용으로 출시하기도 한다. 이 또한 중국 시장의 규모 덕분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한편, 에이수스의 게이밍 브랜드 ROG(Republic of Gamers)는 이 분야에서 큰 이정표를 세운 ‘에반게리온’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한 적 있다. 당시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공유기에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파워서플라이 등의 부품은 물론 티셔츠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다. 콘셉트는 2022년 이카리 신지의 초호기와 2023년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의 이호기가 준비됐는데, 1년 차이가 있어 적용된 제품들은 이호기 쪽이 한 세대 뒤의 제품들이다. 국내에는 등장하지 않았고, 글로벌에서도 인기가 높아 구하기 어려웠던 제품들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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