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가 조만간 자체 웹브라우저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크롬(Chrome)’이 독점하고 있는 웹브라우저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단독보도에 의하면 오픈AI의 웹브라우저 출시가 임박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오픈AI가 수 주 내로 AI 기반 웹브라우저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웹 탐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오픈AI가 웹브라우저 시장에 진입하면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사용자 데이터에 보다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구글은 크롬을 통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75%가 광고에서 발생한다. 이중 상당 부분이 크롬과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오픈AI 브라우저는 일부 사용자 활동을 기존 웹사이트 이동 대신 ‘챗GPT’ 스타일의 채팅 인터페이스 내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들이 웹사이트를 클릭해 이동하지 않아도 AI가 원하는 정보를 정리하거나 행동을 대행하는 식이다. 브라우저 안에 ‘AI 에이전트’를 자연스럽게 통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오픈AI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픈AI는 지난해부터 사용자 일상과 업무 전반에 자사 AI 기술을 녹여내기 위한 다각도의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애플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창업한 AI 디바이스 스타트업 ‘io’를 약 65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며 하드웨어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브라우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가 사용자의 웹 활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식당 예약이나 온라인 양식 작성 등 각종 작업을 대신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현재 구글 크롬은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애플 사파리는 16%에 불과하다.
경쟁사들도 이미 AI 브라우저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AI 검색엔진으로 주목받은 퍼플렉서티(Perplexity)는 최근 ‘코멧(Comet)’이라는 브라우저를 출시했고, 브레이브(Brave)와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 등도 요약 기능과 자동 탐색 기능이 탑재된 AI 브라우저를 선보인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AI의 브라우저가 ‘크로미움(Chromium)’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크로미움은 구글이 공개한 오픈소스 브라우저 코드로, 크롬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엣지(Edge), 오페라(Opera) 등도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오픈AI는 지난해 구글 크롬 초기 개발에 참여했던 부사장급 인사를 두 명 영입한 바 있다.
한편, 오픈AI 측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및 광고 독점을 이유로 크롬 매각을 요구할 경우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은 현재 해당 판결에 대해 항소 중이며, 크롬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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