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겸 이사회 의장이 법인보험대리점(GA) 업권 내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은 이날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신계약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으로 시장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며 “과열 경쟁으로 발생한 피해는 오롯이 선량한 고객의 몫이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창재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보험업계가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으로 승환계약, 불완전가입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금감원 현장조사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스카우트 비용이 1분기에만 1000억원 넘게 지출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 간 인력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계약 해지 후 재가입을 유도하는 승환계약이나 불완전판매 등의 부작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타 경쟁사와 달리 GA업권에 의존하기보단 전속설계사(FP) 중심의 영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전속 FP가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장기적 보장의 핵심이라고 봐서다.
실제 교보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전속 재무설계사(FP)는 1만5141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10.3% 1425명 증가한 수치로, 2018년 1만5516명 이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대부분의 회사가 GA 중심 제판(제조·판매) 분리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지난해 기준 교보생명의 보유계약 10만건당 대외 민원 환산 건수는 9.24건으로, 주요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완전판매를 위한 내부 기준과 사후 관리가 체계적으로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신 의장은 임직원에게 “교보생명만큼은 생명보험의 숭고한 정신을 지켜가겠다”며 “영업·마케팅 전반에서 고객 중심 가치를 실천하자”고 했다. FP 중심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린 발언이다.
아울러 신 의장은 “AI 기술 활용 역량은 보험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임직원의 ‘AI 문해력’ 향상도 당부했다.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전환 선도 회사를 만든다는 목표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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