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하루 만에 80% 넘게 급등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와의 글로벌 콘텐츠 제휴 소식이 촉매 역할을 했다. 디즈니 유명 IP를 활용한 북미 이용자 확대 기대와 실적 개선세가 맞물린 결과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CEO 겸 네이버웹툰 대표. / 네이버웹툰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CEO 겸 네이버웹툰 대표. / 네이버웹툰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웹툰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1.2% 오른 16.96달러에 마감했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디즈니와 파트너십이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디즈니와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 100여편 이상이 세로 스크롤 형식의 웹툰으로 제작된다.

디즈니 효과로 북미 공략 속도

이번 제휴는 양사 모두에 전략적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즈니는 Z세대라는 신규 팬층을 확보할 수 있고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주 수익원인 일본·한국을 넘어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낼 기회를 얻게 된다.

다니엘 핑크 웹툰 엔터테인먼트 신규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웹툰 독자층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번 계약으로 국제적 영향력과 Z세대 독자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150개국 이상에서 약 1억561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지역별 MAU는 공개하지 않지만, 유료결제 이용자가 늘면 매출도 확대된다. 2분기 유료결제 이용자 수(MPU)는 한국 340만 명, 일본 230만 명, 기타(북미 포함) 170만 명 순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유명 IP로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북미는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실적 반등도 호재

글로벌 웹툰 시장이 둔화된 가운데 실적이 개선된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작년 6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실적 악화로 주가가 부진했다. 공모가 21달러로 시작해 상장 초기 25.66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올해 4월 6.7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고 영업적자는 89% 줄었다. 특히 영어 앱 이용자는 3개 분기 연속 19% 성장했다. 이는 사용자 경험(UX) 개선과 콘텐츠 발견성 강화 등 시스템 개선의 성과다.

북미 지역 성장세는 네이버 콘텐츠 사업에도 직결된다. 네이버의 2분기 콘텐츠 매출은 웹툰 엔터테인먼트 사업 반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474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웹툰이 98%를 차지한다.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한 바 있다. 기존에는 한국 ‘네이버 웹툰’이 중심이었으나, 2020년 미국에 설립된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두는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한국 네이버웹툰과 일본 라인망가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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