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국 경상수지가 27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경상수지란 해외와 거래하면서 벌어들인 돈과 쓴 돈의 차이를 뜻한다.

8월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 뉴스1
8월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 뉴스1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7월 국제수지 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7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6월(142억7000만달러)보다 줄었으나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고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2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도 601억5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492억1000만달러)보다 22.2% 늘어났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102억7000만달러로 흑자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 기준 역대 3위였던 6월(131억6000만달러) 대비 약 29억달러 줄었으나 1년 전(85억2000만달러)보다는 약 18억달러 많았다. 수출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2.3% 늘어난 578억9000만달러였다.

품목별(통관 기준)로 반도체(30.6%), 승용차(6.3%), 선박(114%) 등의 증가율(전년동월 대비)이 높았다. 정보통신기기(-17.0%), 가전제품(-12.4%), 자동차부품(-8.6%)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7.2%), EU(8.7%), 미국(1.5%)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동(-36.4%)·중국(-3%)·일본(-4.7%)에서 고전했다.

수입의 경우 7월 495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0.9% 줄었으나 올해 6월보다는 4.9% 늘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에너지류 수입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16.7%), 석유제품(-5.8%) 등 원자재 수입(244억9000만달러)은 작년 7월보다 4.7% 축소됐다. 반대로 반도체제조장비(27.7%), 정보통신기기(12.6%), 반도체(9.4%) 등 자본재 수입(204억7000만달러)은 같은 기간 6.2%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4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월(-25억3000만달러), 작년 7월(-23억9000만달러)과 비교해 모두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이 중 여행수지(-9억달러)의 경우 여름철 성수기에 따른 외국인 국내 여행 증가로 적자 폭이 6월(-10억1000만달러) 대비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29억5000만달러)는 6월(41억6000만달러)의 약 70% 수준에 그쳤다. 직접·증권 투자인 배당소득수지가 34억4000만달러에서 25억8000만달러로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110억8000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7억2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위주로 76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