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푸드(Blue Food)’라는 단어를 버려야 블루푸드가 성공할 수 있다. 육류와 해산물을 나누기보다, 블루푸드가 하나의 식품처럼 느껴지게끔 해야 한다. 블루푸드 산업 또한 소비자 맞춤 효과에 집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정성미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월드푸드테크 2025 컨퍼런스(WFT 2025)’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X 블루푸드 인력양성 세션에 참석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정한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며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블루푸드에 대한 낯섦에 대해 “소비자 블루푸드가 얼마나 좋은지는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블루푸드 또한 식품의 한 종류로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블루푸드 식의약 기능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맞춤형 블루푸드 설계·제조 기술 및 통합 솔루션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성미 교수는 “블루푸드 소비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데이터를 통한 푸드테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길 국립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전공 교수는 블루푸드에 대해 “농식품보다는 한발 느리지만,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다는 특성 덕분에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공이나 유통, 생산, 휴먼 헬스, 환경 등을 블루푸드 시스템 안에서 연결될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블루푸드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융합을 통해 인력을 양성한다는 건 대학에서 어려운 과제지만, 블루푸드는 일반적인 푸드테크를 넘어 각종 플랫폼 산업도 함께 고민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산·학·연이 협력해 정책, 투자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푸드테크 및 블루푸드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부경대는 현재 학부와 대학원, 재직자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며 멀티 타깃 블루푸드 인력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블루푸드테크 융합전공(학부) ▲블루푸드 융합협동과정(대학원) ▲블루푸드 혁신시스템학과(재교육) 등이다.
이상길 교수는 인재 양성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로 예산 부족, 융합전공에 대한 환상, 블루푸드 산업체의 영세함에 따른 계약학과 진입 허들, 불확실한 미래 투자 가능성 등을 꼽았다. 그는 “다중 인력 양성 사업은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는 어그러지는 등 한 번에 모든 것을 진행하기 어렵다”면서도 “대학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예산을 지원하다 보면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용 ASC수산양식관리협의회 대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서비스와 블루푸드 산업 인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현재 해양생물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지만, 합의된 가이드에 따라 계산하면 (블루푸드로도)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며 “블루푸드는 영양학적 가치도 높을 뿐 아니라 육류에 비해 기후 영향도 적게 받는 식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가능하게 양식된 수산물은 가장 환경 친화적인 동물성 단백질”이라며 “현재의 식량 시스템은 증가하는 인구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먹여 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선범 부산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의 수산물은 1차 소비에 머물러 있지만, 2차 가공을 해 기능성 식품인 메디푸드 등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메디푸드는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어디에도 속하지 못 하고 있어 새로운 관련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푸드테크 표준(World FoodTech Standards)’을 주제로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50여개 세션을 운영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월드푸드테크협의회, 대한상공회의소, 서울대학교 월드푸드테크창발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유엔 산업개발기구(UNIDO), 국제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내외 기관과 지자체, 주요 푸드테크 기업이 후원한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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