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업계 지형에 대이변이 생겼다. 순이익 기준, 신한은행이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반면, KB국민은행이 3위로 밀려났다. 우리은행도 호실적을 거두며 타 은행들과의 실적 격차를 좁힘에 따라, 은행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지난해 총 13조3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12조3217억원)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먼저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2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를 전입한 영향이다. 은행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 대비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1.83%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조6954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 대비 20.5%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은행 NIM은 전년 동기 대비 10bp 하락한 1.52%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356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 대비 3.5% 감소한 수치로, 환율 상승으로 2119억원 규모의 외환(FX) 환산손실 등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에는 그룹 전체 순이익을 넘어서는 실적을 올리며 시중은행 1등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은행 NIM은 전년 동기 대비 6bp 하락한 1.46%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3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3% 증가한 수치로, 우리금융그룹이 ‘3조 클럽’에 재입성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은행 NIM는 전년 동기 대비 15bp 하락한 1.44%로 집계됐다.
특히 대부분 은행은 증가한 이자이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은행별 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 10조2239억원(+3.6%) ▲신한은행 8조8370억원(+5.2%) ▲우리은행 7조5662억원(+1.7%) 등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만 7조7385억원(-2.3%)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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