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 유출 사고를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여야는 그간 SK텔레콤이 통신사 중 가장 적은 정보보호 투자로 이번 사고를 야기했고 사고 규모 축소, 늑장 해킹 신고 등 사고 이후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유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이라는데 동의하느냐"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네"라고 인정했다. 박 의원이 이어 "왜 4월 25일 첫 기자회견 때 취재진 질의응답을 안 받고 혼자 나갔느냐. 사장이 책임지고 국민에게 설명해야지 않느냐"고 질타하자 유 대표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정훈 의원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시 2차 침해가 발생하면 SK텔레콤이 100% 책임진다고 했는데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을 안 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안 진다는 얘긴가. 이 말은 협박같이 들리니 수정하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알겠다"고 말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SK텔레콤 피싱 사고로 인해 국민과 기업, 정부까지 사회 전 영역에 걸쳐서 막대한 피해를 느끼고 있다. 사실상의 국가 비상사태다"며 "국내 1위 기간 통신사를 자부하던 SK텔레콤의 무지와 무능, 무책임 이 '3무'가 빚어낸 초유의 사태다"고 지적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보안 사고 발생한 것은 완벽하게 SK텔레콤의 귀책이다. 고객으로서는 통신사를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번호이동 위약금은커녕 피해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를 약속할 수 있느냐"고 묻자 유 대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지금 이를 약속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하루 종일 해야 한다"고 했으나 유 대표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의원은 "SK텔레콤이 해킹을 당했는데 왜 국민이 피해를 보고 고통을 당하는지 국민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유 대표는 지금 일어나셔서 국민한테 정중하게 사과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 대표는 "이번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해 한번 사과를 드렸지만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초기 저희 대응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최선을 다해 지금의 상황을 돌려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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