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 2일째인 11월 14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 날이다. 긴 수험 여정을 일단락한 학생들이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오기 좋은 날이라는 의미다. 지스타 2025 현장은 끝없이 늘어선 입장 대기열과 입구까지만 천천히 걷다 들어가면 냅다 달리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14일 지스타 2025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현장에는 성인과 미성년 관람객이 고루 섞였다. 이날 일반 관람객 입장은 오전 10시부터였기 때문에 그 전부터 기다린 이들로 벡스코 광장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기열 앞쪽에 선 이들 중에는 새벽부터 4시간을 기다렸다는 이도 있었다.

9시 50분쯤 현장 안내요원이 벡스코 광장에서 제1전시장 쪽으로 인파 행렬을 이끌었다. 다들 상기된 표정으로 보폭을 맞춰 걸었다. 핸드폰을 쳐다보는 이도 별로 없었다.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제1전시장 2홀 입구 앞에서 대기하던 관람객들은 9시 58분쯤 안내에 따라 손을 들고 천천히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목에는 지스타 입장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앞줄이 천천히 이동하니 뒷줄도 천천히 따라갔다.

문이 열리자 상황이 달라졌다. 먼저 입장한 이들부터 빠르게 움직였다. 2홀은 벡스코 제1전시장 중앙 입구다. 들어오자마자 오른쪽으로는 웹젠 부스가 보이고 그 옆이 엔씨, 구글플레이 부스다. 반대로 왼쪽에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개발사 배틀스테이트게임즈의 부스와 테마파크처럼 꾸며진 크래프톤 부스가 자리한다. 제1전시장 가장 안쪽에는 넷마블과 그라비티 부스도 있다.

관람객들은 입장하자마자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 달렸다. 가장 많은 인파가 향한 곳은 오른쪽이다. 오른쪽으로 가야 ‘아이온2’ 시연대를 마련한 엔씨와 각종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구글플레이 부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현장 안내요원들이 “뛰지 마세요. 천천히 걸으세요”를 반복했지만 듣는 이는 없었다. 지금 줄을 서지 않으면 언제 시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엔씨와 구글플레이 부스로 향하는 관람객의 특징은 주 연령대가 다르다는 점이다. 엔씨 ‘아이온2’는 성인만 시연할 수 있다. 그래서 구글플레이 부스에는 미성년 관람객의 발길이 쏠렸다. 두 부스 모두 대기열이 너무 길어 10시에 바로 입장한 이들조차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로 입장한 관람객들이 빠르게 개별 부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웹젠 부스, 엔씨 부스, 구글플레이 부스, 넷마블 부스, 그라비티 부스, 크래프톤 부스. / 변인호 기자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로 입장한 관람객들이 빠르게 개별 부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웹젠 부스, 엔씨 부스, 구글플레이 부스, 넷마블 부스, 그라비티 부스, 크래프톤 부스. / 변인호 기자

엔씨 관계자는 “출시 전인 아이온2가 지금 서버보다 줄을 먼저 증축하고 있다”며 웃었다. 실제로 부스에서 줄을 증축하던 한 엔씨 관계자는 “10시 20분인데 벌써 줄을 세 줄 늘렸다”며 “한 줄에 보통 30분쯤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엔씨 부스로 달려온 한 커플 관람객은 “어제(13일) 아이온2 시연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못해서 오늘은 꼭 해보려고 일찍 와서 오자마자 바로 달려왔다”며 “아이온2가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인생 게임이 ‘블레이드앤소울’이었어서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 부스에서는 쿠키런·브롤스타즈 굿즈부터 레이저 게이밍 기어, 갤럭시 스마트폰, 갤럭시 버즈 등의 경품에 응모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 등 게임의 포토카드나 르세라핌 콜라보 한정판 피규어 응모권도 제공한다. 줄을 오래 서야 하지만 괜찮다던 한 관람객은 “경품이 모두 소진되기 전에 도전해보려고 일찍 왔다”고 말했다.

부산=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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