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여부가 이번 주 중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반 전 유통량 허위공시로 한 차례 상장폐지를 겪었던 위믹스가 다시 퇴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닥사(DAXA,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소속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가상자산 위믹스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 연장 여부 또는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여부를 오는 18일까지 공지할 예정이다.
상장폐지의 근원은 지난 2월 28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레 브릿지 볼트가 공격을 받아 약 865만개의 위믹스 토큰(약 87억원 상당)이 외부로 유출됐다. 재단은 사건 발생 4일 뒤인 3월 4일에야 공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렸다.
위믹스 측은 “추가 해킹 위험과 시장 혼란을 우려해 공시를 지연했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불성실 공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닥사는 같은 날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입금 중단 조치를 내렸다.
문제는 사건 이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해킹의 구체적인 원인과 경위가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믹스재단은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홀더 대상 간담회를 열고 대응 상황과 사업 비전을 설명했으나, 여전히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국내 거래소들이 공개한 상장 가이드라인 역시 ‘원인 불명 해킹 발생 시 상장 유지 불가’등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위믹스의 상장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석환 위믹스재단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닥사와의 소명을 성실히 진행 중이며, 위믹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이 침체하더라도 우리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몇 안 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해킹의 기술적 원인이나 구체적인 침투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의 핵심 자산이다. 미르4, 나이트 크로우 등 위믹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는 흥행작도 다수 존재하며, 글로벌 일일 이용자 수는 약 50만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단순히 토큰 가격 하락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전반에 걸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첫 상장폐지 당시에는 위믹스 가격이 급락하는 정도였지만, 위메이드의 게임 사업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두 번째 퇴출이 현실화될 경우 유저 이탈, 투자자 신뢰 하락, 외부 파트너십 약화 등 연쇄 효과 발생할 것이란 우려다. 또한 재상폐로 인한 부작용이 향후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대형 프로젝트의 시장 안착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거래소의 상장 유지 여부를 넘어,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킹 이후의 대응 과정과 투자자 보호 노력이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가 핵심”이라며 “위믹스 사례가 다른 프로젝트들에게도 일종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믹스재단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지난달부터 국내외 거래소를 통한 총 100억원 규모의 바이백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당초 국내 거래소 중심으로 시작된 해당 조치는 최근 바이비트, 쿠코인 등 글로벌 거래소로 확대됐으며, 유통 물량 조절과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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