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고민에 빠졌다.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와 데이터는 고객 자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국회 지적이 나와서다. 통신사들은 고객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와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사 포인트는 성격이 다르다고 반발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통신사 서비스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주요 쟁점은 멤버십 포인트와 데이터 이월 문제였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항공사와 카드사 마일리지는 항공권 등으로 교환하거나 요금 차감·캐시백이 가능하지만,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는 요금 등 직접 서비스 이용료로 쓸 수 없고 소멸 시효도 제각각이다”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소비자가 구매한 데이터를 왜 이월해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소멸시키느냐”며 “수년 전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개선 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이용자 편익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통신업계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는 항공사나 카드사 마일리지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마일리지는 고객이 돈을 사용한 뒤 적립받는 개념이지만,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는 등급별로 매년 일괄 지급되는 혜택이라 구조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멤버십 포인트는 고객 자산이 아니라 설비 이용 권리를 요금제 계약으로 부여받는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데이터 정책과 관련해서는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현 정부가 제도 개선 의지를 보이는 만큼,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간 협의 후 일정 시점에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데이터안심옵션(QoS) 기반 전 국민 데이터 안심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10월 14일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해도 일반 검색, 내비게이션, 메신저 전송 등이 가능하도록 QoS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이월은 아니지만 정부가 QoS 기반 데이터안심옵션을 추진 중인 만큼, 데이터 정책 개선안이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와 통신사들이 데이터 이월 등 정책 개선 방안을 논의 중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 김영섭 KT 대표 “사태 수습이 우선…이후 경영 책임질 터” [국감2025]
- LGU+ ‘데이터 유출 무침해’ 주장에 국회 질타…“논리 안 맞는다” [국감2025]
- 유영상 SKT 대표 “위약금 면제 시 7조원 손실 발언, 혼선 드려 송구” [국감2025]
- “제2의 국정자원 화재 발생 위험”… 정부 “조속히 보완조치” [국감2025]
- 정부 “KT, 위약금 거부 시 영업정지도 가능” [국감2025]
- 김영섭 KT 대표 “해킹 사태 수습 후 책임질 터” [국감2025]
- 홍범식 LG U+ 대표 “정부에 해킹 피해 신고하겠다” [국감2025]
- 국회 “KT, 위약금 면제해야”…정부 “종합 검토” [국감2025]
- “통신3사, 해킹 터지자 나란히 서버 파기…대책 세워야” [국감2025]
- 이정헌 “로보락 개인정보 무단수집…보안인증 강화해야” [국감2025]
- 류제명 과기정통부 차관 “연이은 사이버 보안사고, 국민께 송구” [국감2025]
- ‘357억 택갈이’도 몰랐던 IITP…ETRI VR사업 부정 드러나 [국감2025]
- 미식 경험·섬 음악무대… 진화하는 통신사 고객 혜택